영화 올빼미 Dreams of Movies

1.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른 영화가 있었습니다. 한재림 감독의 영화 <관상>입니다. 두 작품 모두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가상의 작은 인물들과 그들이 했던 선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의 선택이 역사적 흐름을 돌리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했던 행동에는 충분한 당위성이 있었고, 관객들 또한 그들의 행동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두 작품 모두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관상이 역사라는 큰 파도에 쓸려내려가는 개인의 비극을 보여주었다면, 올빼미는 끝까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약간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충분히 의미있다고 봅니다.

2. 예산을 아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보입니다. 궁중이라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당시 정치적인 상황을 조금 더 제대로 보여줄 만한 등장 인물의 숫자도 조금 아끼려는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인조또한 청나라로 인해 받았던 PTSD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국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이해가 될만한 장면이지만, 외국 관객들에게는 삼전도의 굴욕같은 장면을 넣어주었다면 인조의 행동이 훨씬 더 납득이 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3. 관상과 비교하자면, 코로나 이전에 제작 예산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고,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와 같이 어느 정도 위상이 있었던 한재림 감독에 비해 안태진 감독의 운신의 폭은 굉장히 작았을 겁니다. 핸디캡을 감안하더라도 안태진 감독은 꽤 멋진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궁중이라는 공간, 어둠이 이 영화만큼 안심이 되는 순간이 있던 영화는 있었을까요? 빛의 긍정적인 느낌과 어둠의 부정적인 느낌을 제대로 뒤집은 연출은 정말 멋진 아이디어였다고 봅니다. 앞에서도 역사적인 상황에 묘사할 만한 인물의 숫자가 적다는 생각도 뒤집어보면 주인공의 신분이나 앞을 볼 수 없다는 신체적 결함에 걸맞는 행동의 동기를 설명해주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4. 어떤 감독이 성공하는 경우를 보면, 초기작에서 공포나 스릴러같은 장르에서 자신의 개성을 담아 만든 이야기가 신선한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배출해낸 감독들이 있죠. 이 작품 <올빼미>도 안태진 감독에게 그런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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