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공자 Books Set You Free.

가끔씩 성인(聖人)의 이미지는 일정한 틀에 갇혀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답답한 틀에 갇혀있는 인물들을 피와 살이 있는 인물로 그리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듯 하고요. 니코스 카잔차키나 마틴 스콜세지같은 사람 뿐만 아니라, 예전 미술작품들 속에서 신의 존재감과 위상을 자신의 예술적 감성으로 표현하려는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공자라는 인물은 우리가 '성인'이라 부르는 사람들 중 가장 완벽하게 박제가 되어버린 인물이죠. 예수나 붓다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인간적인 갈등이나, 소크라테스의 선택의 이야기, 즉 상식적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인간적인 면모가 공자에게 얼마나 있을까?라는 의문이 솔직히 많았습니다.

우선 공자에 대한 인간적인 면을 보기 이전에, 그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가끔씩 꼰대라 불리우는 배나온 아저씨들이 말도 안 되는 말을 할 때, 가끔씩 인용될 뿐이고요. 지금 내가 온라인 서점에 북글을 쓰면서 별 다섯개를 준 걸 보고, 무신 배나온 중년 아저씨로 날 볼 수도 있죠.(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도 조금 불안합니다.^^;;)

하지만, 지금 세대들에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80년대~90년대 혹은 그 이후에 태어나서, 기존의 유교적 관성에서 조금이라도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세대들이라면 공자라는 인물이 했던 말이 지금보다는 더 진실되게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죽음 후의 세계에 대해 묻는 제자들의 물음에, 삶도 아직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아냐고 대답하는 장면에서는 의외의 솔직함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논어>는 그저 앉은 자리에서 만들어진 공허한 이론의 책이 아닙니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상가집 개라는 별명으로 조롱받고 희화화되면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춘추전국시대는 지금에서는 그냥 하나의 흥미진진한 시대일진 모르겠지만, 당시는 그야말로 혼란과 무질서의 아수라였던 시대였죠. 공자는 그 혼란한 속에서도 세상을 바꿔보고자 하는 큰 꿈을 가지고 천하를 유랑하면서, 수없이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학문이 줄 수 있는 순수한 즐거움을 잊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꿈과 소박한 즐거움, 그리고 인간적인 희로애락이 진하게 배어있는 책이 바로 <논어>입니다.

위대한 한 지성이 온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어지러워진 세상을 바로잡아보고자 노력했던 절실함, 내면의 갈등과 그것을 이겨내가는 과정, 그리고 학문의 길을 즐겁게 나아가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낡은 것이라고 치부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 책은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도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본 <논어>의 판본은 가장 작은 문고판이었습니다. 물론 좋은 학문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이 쓴 책이나, 도올같이 유명인사가 쓴 판본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 바람은 많은 젊은 사람들이 손에서 꺼내보기 쉽게 작은 문고판으로 읽으면서 이 책의 가치를 느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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